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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돌아보기 - 관리자의 언행 "난 추운데서 못 자,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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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K & ENJOY SMARTER 2021. 1. 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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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군대에 있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강원도 최전방 철책에서 근무를 하였는데, 전망대가 있는 사단이었던 관계로, 외부에서 관광객 포함 군 내부에서도 많은 시찰 및 현장체험 등을 목적으로 방문객들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전망대가 포함되지 않은 섹터를 맡고 있었고, 따라서, 소대를 스쳐서 지나가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관광객들은 소대(소초)까지 들어올 수 없고 바로 버스로 보급로를 통해 전망대까지 갔으므로 별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군 내부 시찰/현장교육 인원은 도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소초 내부까지 들어와서 현장을 보고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군 간부 한 분이 있습니다.

 

강원도는 겨울이 가까워 오면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갑니다. 해도 짧아지는데다가 기온이 낮아지는 것은 도심에서 상상을 못할 정도지요. 아무튼 그런 날씨에 시찰을 온 분인데, 나이는 좀 들어보이긴 했습니다만, 군복을 입고 있으면 나이 가늠이 잘 안되는 편이라 정확한 나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분이 여기저기 둘러보신 것 같긴한데, 선임하사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난 추운데서 못 자, 알지?" 어린 나이에 좀 충격이었습니다. '여기 체류하며 사는 병력도 있는데...'

 

"글쎄.. 아까부터 저 손님이 자기는 추운데서 못잔다고 버티고 있어요."

본 블로그의 일러스트는 갤럭시 노트 20 울트라로 그렸습니다.

 

물론, 그 분 입장에서 소초 분위기도 그렇고 시설도 그렇고, 거기서 자면 문제가 심각(?)해지겠다는 생각이 드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런 이야기는 동일한 상급자에게 하급자들이 못듣는 자리에서 이야기할 수 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하필 그렇게 최전방에서 추위와 졸음과 싸워가며 군생활하는 병력들 앞에서 했을까요? 주변 상황 보다, 그 곳에 상주하는 사람들보다, 그들의 사기보다, 자신이 추운데서 못 잔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중요했던 모양입니다. 사실 저희들도 그런 사람들이 우리 소초에 자는 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들은 회사 내에서도 많이 일어나곤 합니다. 물론, 위의 군대에서의 예처럼 직설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힘들다고 해당 업무를 피하는 행위부터, 다른 부서 직원을 폄훼하며 자기 직원들 감싸는 행위, 그리고 시스템 무시하는 행위도 다 그런겁니다. 무엇이든 자신만 생각하는 행위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자기중심적인 행위가 미칠 영향은 무궁무진하며, 이 자기중심주의가 커지면, 부서 이기주의가 되고, 이 부서 이기주의는 모든 시스템과 규정을 무너뜨려, 조직 내 불확실성을 매우 높이게 됩니다.

 

이전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것 같은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업무진행의 자율성 및 업무효율이 심각하게 낮아지고, 결정에 대한 무질서도가 그만큼 높아져서, 결국 직원의 업무 숙련도가 낮아지며. Decision Making시간도 길어져, 이는 회사 전체의 성장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할 말은 하고 살아야하지만, 그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거나 사기를 무너뜨리는 말은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하고 할 말을 해야겠습니다. 관리자라면 말이지요.

 

그 추운데서 못자는 분은 잘 지내고 계실까요? 벌써 25년이 훌쩍 넘었는데 잊혀지지 않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 충격과 실망이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회사내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직원은 당신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언행을 평생 잊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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