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예언)으로 생각보다 조회수가 높은 것은, 아마 지금의 시국과 국제정세, 그리고 현재의 기상재해에 가까운 전세계적인 피해가 그 원인일겁니다. 그만큼 시절이 불안하다는 의미겠지요. 이걸로 조회수 높이려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 저같은 블로거들이 이런걸 하는 이유가 있었네요.
지금으로부터 꽤나 오래 전에 '송하비결'이라는 예언서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던 적이 있습니다. 책도 읽어본 적이 있고, 이에 대한 블로그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우연치않게 그 책을 접할 기회가 있었고, 그것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 송하비결이 유명해진 결정적인 사건이 두번 있었습니다.
- 첫번째가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정에서 있었던 정몽준 후보의 행동에 대한 내용입니다. 하기는 원문입니다.
木下添子 목하첨자 / 이(木+子=李)씨 성을 가진 사람이
木加丙國 목가병국 / 국가의 권력(木+丙=柄)이 되고자 하였으나 (*원문에 柄자를 잡을 병이라고 해석하던데, 권력, 권세 병입니다.)
尊邑鼎覆 존읍정복 / 정(尊+邑=鄭)씨 성을 가진 이가 솥을 뒤엎는다
* 2002년 당시, 이회창 후보가 대세였던 상황인데,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를 했었습니다. 이후 다시 그걸 철회하는 결과도 있었는데, 아마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존읍정복이 또 다른 의미를 가져왔을 겁니다.
- 두번째는 최근까지 법원판결까지 있었던 드루킹 사건입니다.
이 드루킹이라는 사람의 송하비결에 대한 해석은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게 된다는 사실을 그해 초에 송하비결 원문을 해석하면서 (이 드루킹이란 사람은 송하비결 책 해석을 상당히 싫어하고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이 강했습니다.) 추종자들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책보다는 그 드루킹의 블로그가 더 믿을만 해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걸로 쭉 밀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뭐하러 댓글 조작같은 걸 하려고 했을까요? 예언에 어떤 사람이 그런걸 해야한다는 해석이라도 한걸까요?)
사실, 이런 예언서를 읽다보면 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어난 일에 대한 원문의 글자는 모든 은유적 표현 등으로 다 묘사가 되어있는 반면, 일어날 것이라고 한 일에 대해서는 원문을 거의 직역하다시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이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예상도 못하는 것이지요. (그럼 이게 예언서일까요?)
- 노무현 대통령 서거 관련 문구도 나중에야 밝혀집니다.
黃牛之歲 황우지세 / 황소의 해(=기축년 / 2009년)에는
鵂入朝宮 휴입조궁 / 사나운 무리(=수리부엉이)가 조정으로 들어온다. (노무현 대통령이 뛰어내린 바위가 부엉이 바위였습니다.)
逆臣回頭 역신회두 / 임금을 반역한 신하가 고개를 돌리고 (이건 책에서 쿠데타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조문시 야유하는 소리에 뒤돌아 본 것도 떠오르는군요.)
國事煩擾 국사번요 / 나라일이 번거롭고 어지러워진다.
결국, 내용을 보면 일이 터지기 전에는 무슨 일인지 전혀 예측도 못하는 것이지요. 위의 '휴입조궁' 문구도 무슨 말인지 전혀 몰랐으니까요. 여기서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예언서라는 것을 보면서, 일이 벌어지고 난 다음 그것이 무엇을 예언했었던 것인가를 알 수 있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 중에는 없을 것이 분명하고, 그것을 아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할 것이며, 예언서에 있었던 말이라는 것도 아는 사람들이나 알게 될텐데, 이걸 예언서라고 해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 송하비결의 저자도, 이전에 있었던 것을 분석하여 이런 의미가 다음에 동일한 의미로 쓰일 것이라는 것을 정리했다기보다, 너무도 주관적인 해석이 많이 나오고 있어, 읽다가 좀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금 유튜브와 블로그에 이런 주제로 열심히 글을 올리시는 분들도 모두 결국 주관적인 것을 벗어날 수 는 없을 것입니다. 분석하는 것은 분석하시는 분들의 마음이지만, 이러한 주제를 하다보면 한쪽으로 치우치기 쉽고,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힘들어져 어떻게든 해석을 끼워맞추려고 합니다.
예언서를 쓴 사람들은 후세에 자기들 맘대로 해석하라고 쓰지는 않았을테고, 세상을 어지럽히려고 쓴 것도 아닐겁니다. 그 저자들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될거야'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세상을 더 낫게 만들 수 있을 지 고민하라'고 썼을겁니다. 제가 예언가라면, 제 후손들을 위해서 틀림없이 그렇게 했을거니까요.
여름이 가을로 바뀌고 있습니다. 자연은 순리대로 가라고 하는데, 사람이 그것을 미리 보려고 하는게 문제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 휴일입니다.
| 휴일의 한담 - 외래어 표기관련, f 와 v 는 한글로 ㆄ와 ㅸ로 적으면 안되나? (0) | 2021.02.24 |
|---|---|
| 쉬는날 한담 - 어릴적 책의 기억 : 70년대 중후반~80년대 초 (2) | 2020.11.30 |
| 쉬는날 한담 - 사피엔스(Sapiens) 독서감상문(3) 진정한 마음의 평정 (0) | 2020.11.09 |
| 회사생활 돌아보기 - 고객관리, 휴대폰/인터넷 바꾸면서 (0) | 2020.09.25 |
| 쉬는날 한담 - 사피엔스(Sapiens) 독서감상문(2)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구체화가 가져온 것 (0) | 2020.09.07 |
댓글 영역